죽어야 사는 남자

땅이 그 입을 벌려 네 손에서부터 네 아우의 피를 받았은즉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

네가 밭을 갈아도 땅이 다시는 그 효력을 네게 주지 아니할 것이요 너는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되리라(창4:11,12)

땅이 살아있다!

땅이 그 입을 벌렸고, 땅이 아벨의 피를 받았다. 땅이 효력을 주지 않으며, 땅이 가인을 추격한다.

도대체 땅과 원수가 되면 인간은 어디에 발을 붙일 수 있을 까?

땅에서 태어난 인간이 땅과 원수가 된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이미 하늘에서 태어난 인간이 하늘과 원수가 되어 하늘로부터 쫓겨나지 않았는가?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자기 자리가 없는 것이다.

땅은 사람이다.

땅을 죽인 가인은 땅과 원수가 된다.

사람을 죽이는 사람은 사람의 원수가 된다.

이미 하나님과 원수가 된 인간의 운명은 이처럼 사람과도 원수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에덴동산에서도 에덴의 동쪽에서도 인간은 결코 쉴 수 없는 운명이다.

사람이 사람을 떠나 어디에서 살 수 있는가? 아무리 사람이 지긋지긋해도 사람을 떠나 살 수 없는 게 사람의 운명이다.

떠날 수 없는데 화목할 수 없으니 얼마나 비극인가?

떠날 수 없는데 사랑할 수 없으니 얼마나 힘든 일인가?

미운데도 같이 살아야 하고 싫은데도 같이 일해야 한다.

에덴에서 저주를 받은 인간은 결국 땅에서도 저주를 받는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진 인간이 쉴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진 인간이 하나님 없이도 화목할 수 있는 사람이란 없는 것이다.

사람을 미워하는 사람이 발붙일 곳이 어디 있겠는 가?

사람을 증오하는 사람이 머물 곳이 어디 있겠는 가?

이 인간이 싫어서 피하면 저 인간이 기다리고 있고, 이 회사가 싫어서 떠나면 저 회사가 기다리고 있다.

땅에서 안식을 누릴 방법은 단 하나!

땅을 사랑하는 것이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 때문에 쉴 수 없지만 사람은 사람이 있어야 쉼을 얻을 수 있다.

진정한 쉼이란 단지 고요함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 중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땅에서도 쉴 수 있는가?

가인이 어떻게 땅에서 저주 받았는가를 살펴보면 된다.

살아났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자신을 쳐 복종시켰어야 하는데 살아서 거역했다.

땅의 저주를 풀고 땅과 화목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

죽는 것이다!

죽고자 하는 자는 살지 않는가!

오늘도 십자가의 피로 나를 적시고 믿음을 따라 사는 길만이 사랑을 회복하고 화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죽어라! 그래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