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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원운동의 정신과 가치 기준서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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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원운동의 정신과 가치

신약교회의 시작

그리스도께서 베드로의 신앙고백 위에 나의 교회를 세우리라(마 16:18)고 말씀하신 그리스도의 교회는 오순절 때 예루살렘에 세워진다(행 2:42~47)이 교회는 그리스어 에클레시아로서 단수이며주님의 한 몸으로 상징되어 나뉠 수 없는 생명적 신앙공동체로 정의된다(엡 4:46)그런데도 역사가 흐르면서 교회의 본질과 가치가 변질하고 다른 모습으로 변형되어 분파로 갈라졌다종교회의에서 채택한 신조의 수용교회 위의 상위조직과 통제교권의 도입절대적 권위를 갖는 성직 제도 등이 교회 안에 보편화 되었다또한영적 공동체로서 구속을 위한 거듭남의 과정이 경시되고매 주일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기념하는 주의 만찬이 생략되고영과 진리로 공동체가 함께 고백하는 생명 있는 온전한 예배가 퇴색된다무엇보다도 그리스도께 속한 교회명칭이 특정화된 교파명칭으로 둔갑 되어 당연시되는 현실이 되었다.

 

교회의 분열

그리스도의 교회는 3세기경까지는 비교적 단일의 교회로서 정체성과 일치성을 유지하였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후로 로마 가톨릭은 막강한 정치적 교권을 갖게 되면서 교리적 혼합신앙적 나태도덕적 해이 등으로 교회를 부패시켰다. 323년 니케아 종교회의가 열려 성경 이외에 신앙고백서가 등장하였으며그 이후로 수많은 신조가 교회 안에 유입된다. 787년에는 로마 가톨릭이 조직되었고 이어서 동방교회와 여러 비주류 교회들로 분열된다

16세기 말틴 루터요한 칼뱅 등의 개혁자가 등장하여 유럽 전 지역에서 종교개혁이 일어난다처음에는 로마 가톨릭의 교황무오설성례전면죄부 등의 비성경적인 요소를 비판하고 오직 성경만을 주창하였으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서 신조교권성직 등이 수용되면서 개신교(프로테스탄트)라는 우산 아래 수많은 교파로 분열된다스코틀랜드와 네덜란드 등지에서는 로마 가톨릭과 성공회에 대항하여 독립교회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교회 분열은 걷잡을 수 없는 형국이 되었다.

 

환원운동의 태동

이상적인 교회를 세우기 위한 열망을 갖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간 종교이민자들은 처음에는 독립교회를 추구하였으나 일정 기간이 지나자 모국교회와의 교권적인 관계를 갖게 되면서 유럽에 존재하였던 교파 분열의 양상이 그대로 재연된다독립전쟁과 개척기의 혼란을 겪으면서 교회는 극심한 분열과 갈등 속에 혼돈의 시대를 맞는다.

이와 같은 시대에,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에 걸쳐서 미국 여러 지역에서 교회의 원형과 본질을 찾기 위한 순수한 교회 회복운동이 일어난다미국 동북부 지역에서 제임스 오켈리엘리아스 스미스애브너 존스 등이 주도한 크리스천연합(Christian Connection), 켄터키 지역에서 발톤 스톤 중심으로 크리스천 그룹(Christian), 펜실베이니아 지역에서 알렉산더 캠벨 중심으로 제자 그룹(Disciple/ Reformer) 등이 등장한다이들 중에서 발톤 스톤과 알렉산더 캠벨은 1832년 1월 1일 켄터키 렉싱턴에서 일치의 모임(The Unity Meeting)을 갖고 단일의 운동으로 통합한다이 운동들은 신약성경으로 돌아갈 것과 초대교회의 원형을 회복하여 하나의 교회로 일치할 것을 주창하는데이런 과정을 거쳐 환원운동(Restoration Movement)은 역사 속에 태동한다.

 

환원운동의 비교파 운동

필자는 환원운동의 성지로 불리는 케인 리지베다니렉싱턴을 세 차례 순례하였다케인 리지에는 발톤 스톤의 영성의 숨결이 흐르고 있으며 케인 리지 교회당산간집회 자리침례 받은 냇가안장된 묘지 등이 그때의 역사를 고스란히 증언하고 있다베다니에는 알렉산더 캠벨의 지성의 숨결이 흐르고 베다니교회당베다니대학출판인쇄소캠벨 맨션과 오각형 서재가족묘지 등이 교회 회복 정신을 이야기하고 있다렉싱턴 그리스도의 교회당 자리는 환원운동의 두 거목이 일치를 위해 양보와 협력의 아름다운 정신을 보였던 역사적인 곳으로 숱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그 어느 곳에도 스톤과 캠벨이 또 하나의 교파를 만들려고 시도한 흔적은 찾을 수 없다성경에서 이탈하여 신조와 성직교권조직에 얽매여 분열과 갈등의 늪에 빠진 교회들을 향하여 성경으로 돌아갈 것과 그리스도의 교회의 본질과 가치를 회복할 것을 호소할 뿐이다스톤-캠벨 派가 되지 않고 환원과 일치를 위한 순수한 비교파운동만 지향하였음을 역사의 자리는 증언하고 있다.

 

한국에서 환원운동

한국에는 1930년 동석기 전도자에 의해 환원운동이 이식되어 90년의 역사가 되었다그동안 많은 믿음의 선구자들과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성경으로 돌아가자라는 구호와 함께 백여 개의 그리스도의 교회가 세워졌다그럼에도 90년의 역사에 맞게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실적 상황이다첫째는 환원운동에서 초기교회의 본질과 가치를 회복하자고 주장하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교회로서 존재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둘째는 세상과 이웃에 희망을 주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셋째는 환원운동의 핵심가치인 교회의 일치를 주장하면서 스스로 일치하지 못하는 분열과 갈등의 아픔을 겪고 있다넷째는 환원운동의 외형과 구호를 그대로 제창하지만문자주의에 매몰되어 실천적인 내재 정신이 부재(不在)하다

환원은 그때(초기교회)’ ‘그것(신약교회)’을 박제화(剝製化)시켜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은 아니다예루살렘으로 돌아가고 요단강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그런데도 우리는 자꾸만 그곳으로 회귀하려 하고그것만이 최상의 것이라고 주창한다바리새인들은 율법 경전을 달달 외었고 열에 하나를 바쳤으며이레에 하루를 금식했고 하루에 세 번씩 기도했다예수께서는 그들을 칭찬하지 않으시고그들의 주술적인 박제신앙을 꾸짖으면서 실천적인 삶의 신앙을 말씀하셨다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면서 오늘 우리의 삶과 신앙의 자리를 살펴본다. “성경으로 돌아가자라는 최상의 구호를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교권화성직화조직화 되어 스스로 하나의 교파로 높은 담을 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또한불의와 불공정의 역사의 현장에서 언제나 침묵하고 이웃과의 동행의 자리에서는 생활의 밑줄을 긋지 못하고 있음을 성찰한다

 

환원운동의 역사와 신앙

「환원운동의 역사와 신앙」을 주제로 선정한 것은초기 환원운동가들이 추구하였던 환원운동의 정신과 가치를 바르게 이해하여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이다지금은 기독교 쇠퇴기와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맞물려 교회의 존립 위기까지 내몰린 절박한 상황으로어느 교회도 홀로서기에 버겁다더욱이 작은 규모의 교회와 적은 교인 수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교회가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어려운 시기에는 다른 쪽을 쳐다보고 다른 것을 찾기보다는 교회 본연의 자리를 지켜가는 것이 바른길이다가던 길을 잃거나 잘못 갈 때는 이길 저길을 기웃거리지 말고 출발지인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그 길이 가장 빠른 길이고 제 길을 찾을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이 길은 홀로 걷기에는 버거워 교회들의 협력적인 일치만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우리 신앙의 뿌리

알렉스 할레이의 뿌리(The Root)”는 아프리카계 흑인 쿤타와 그 자손의 일대기를 담은 소설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미국 사회에서 흑인들은 깜둥이(negro)로 폄훼되는 속에 주류에 포함되지 못했다외형적으로는 노예해방 이후 자유와 평등을 구가하는 듯싶지만 실제로 그들의 삶은 스스로 비주류로 인정하는 서러운 인생살이를 살아왔다자존감 없는 삶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낮추는 속에 백인을 동경하고 흠모하였다백인 사회의 전통문화관습생활 등을 모방하는 삶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다자신의 뿌리를 찾아 지키고 정체성을 세우는 작업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뿌리는 미국 사회에 살면서 자신의 조상을 잊을 수밖에 없었던 흑인들에게 뿌리 의식을 일깨워 자존감을 높이게 하였으며자신의 색깔을 선명하게 나타내는 계기가 되었다

본 주제는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의 자리가 어디인지를 자각하여 형제적 공동체 의식을 고양하기 위함이다이를 통해 우리 신앙의 뿌리를 찾아우리 됨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색깔을 명확히 나타내어 자긍심을 높여 우리의 존재 이유를 확인키 위함이다이는 단지 주술적 구호를 제창하는 것이 아니라 신약교회 본질과 가치를 찾아 형제 됨을 확인하고 결집하는 실천적 자리를 마련하고픈 것이다그리고 환원을 주창하는 우리가 먼저 갈등과 분열을 지양하고 화해와 일치로 변화하는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고픈 열망에서 꾸며진 것이다

90년의 역사는 결코 짧은 역사가 아니다한국교회는 긴 연륜 속에 온갖 역경과 고난을 겪으면서 체화된 신앙의 깊이와 저력이 잠재되어 있다. “그리스도의 교회 안에” 하나로 결속될 때 새로움의 놀라운 역사를 창출할 수 있다그래서 희망하기는초기 환원운동가들의 환원과 일치의 호소가 단지 이상(理想)이 아닌 한국교회 현장에서 역동성을 갖고 진행되는 현재형이 되었으면 한다그 길이 일치의 동기(unity motive)보다는 진리의 동기(truth motive)위에 뿌리를 내렸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갖는다우리는 그리스도의 교회 안에서 형제이며하나다.

 

네가 뿌리를 보존해 주는 것이 아니라 뿌리가 너를 보존해 주는 것이니라(롬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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