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결혼의 목적

“결혼을 왜 하는가?” 이 문제는 단순한 질문 같지만, 목적의 정의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는 문제이므로 대단히 중요합니다. 보통 행복을 얻기 위해 결혼하는 경우가 많지만, 행복이란 하나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결혼관을 잘 이루었을 때 얻어지는 선물의 하나입니다. 게리 토마스(Gary L. Thomas)는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정의 거룩함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결혼의 목적을 정의했습니다.

그러므로 기독교 결혼예식을 집례하는 주례자는 신랑신부에게 결혼의 의미를 먼저 잘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혼이 생물학적으로는 순전히 자손의 번식 수단이겠지만 결혼의 목적이 그것만은 아닙니다. 대체로 결혼은 자녀를 낳아 대를 이어가는 번식의 수단이고(창 5:4), 남녀의 자연스런 성 욕구를 해결하는 수단이기도 하며(고전 7:9),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하나가 되어 힘을 나누는 공동체이기도 합니다. 성경은 “결혼이란 부모를 떠난 신랑 신부가 한 몸을 이루어 사랑과 존경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돕는 배필이 되고(창 2:18, 엡 5:31-33), 하나님이 보내 주사 맡기신 자녀를 낳아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부모가 되는 것”(딤후 3:17)이라고 가르칩니다. 여기에서 결혼과 관련된 중요한 단어들을 골라보라면 “한 몸, 배필, 하나님의 사람, 부모”일 것입니다.

①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한 몸”을 이룬다는 말은 “결혼 이후에는 결코 떨어져서는 안 되는 하나의 존재”라는 강조의 단어입니다. 그러므로 결혼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오늘날 이혼이 많이 늘어가는 이유 중에는 이 요인을 잘 모르고 결합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② “배필”이라고 번역한 히브리 원어는 “네게드(דגנ)”인데 이 단어를 직역하면 “정면(즉 반대편), 상대자”라는 뜻입니다. 영어 성경(KJV)은 “meet for him”이라고 번역했는데 즉 “그를 돕기 위한 만남”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우리나라 말인 배필(配匹) 역시 “아내 배(配), 짝(맞서다) 필(匹)”로서 “마주 서서 함께하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즉 배필이란 “서로의 상대자로서 때론 돕고 때론 반대편에서 서로를 봐 주는 그런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결혼 상대자로는 “정면에서 나를 보고 나를 만들어 줄 그런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③ “하나님의 사람”이란 말은, 사람이란 이 땅에 태어나 이 땅에서 살다가 가는 존재이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고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가는 그런 존재를 말합니다. 이 말은 나를 포함하여 가족 모두가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그런 가정을 만들어 가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다보면 하나님은 그 가정에 평화와 은총을 선물로 주십니다.

④ 마지막으로 “부모”라는 말은 “부부의 공동 수고에 하나님께서 생명을 부여해 주심으로 인하여 얻어지는 자녀를 잘 양육하는 존재”를 말합니다. 성경을 보면 좋은 부모가 되는 길을 자세하게 가르쳐 줍니다. 에베소서 6장 4절을 보면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고 했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의 중요 강조점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이고, 또 하나는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입니다. 자녀를 노엽게 하지 않는 비결은 아이들을 내 맘대로 휘두르지 말고 자녀들의 인격과 생각을 존중하여 많은 대화와 토론을 거쳐 의견을 결집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그런 점에서 가족회의는 아주 좋은 의견 결집의 방안으로서 아이들을 노엽게 하지 않는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는 말씀은 자녀 교육의 방법과 지침과 목적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마치 어느 노선을 택하여 차량을 운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서울에서 호남선 도로를 이용하여 타고 가면 호남지역으로 가고, 경부선을 타고 가면 부산에 갈 수 있듯이, 자녀 교육 지침을 어떤 노선으로 정하는가하는 문제는 결과를 예측하게 해 주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역설적이지만 그 중요한 실례가 북한의 주체사상 교육입니다. 이 교육 지침은 북한 어린이들의 인간성을 거의 모두 말살해 버렸습니다. 오직 당과 수령만을 위하는 그런 교육은 쇠뇌교육일 뿐 인간 교육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결혼을 통해 내게 맡기신 어린 생명을 하나님의 말씀과 훈계로 양육해야합니다. 그리하여 자녀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으로 성장시킨다면 기독교인의 결혼 중 중요한 목적의 하나를 완성하는 결과가 됩니다. 조금은 주제가 다른 이야기지만 요즘 전도가 힘들다고 합니다만 기독교인의 결혼 생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자녀 양육을 성서적 결혼관의 근본 목적에 부합할 수만 있다면 확실한 전도 역시 그다지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내게 맡기신 자녀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잘 양육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