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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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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2
고봉환 2021.3.12

잊었다고 말하고 돌아서는데

어쩌다 내 기억의 창문이 꿍꽝하고 열려지면

우르르 쏟아지는 그리움들이 날 덮친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내 모습이 

구깃구깃 접어둔 앨범 속에서

비시시 일어서며 내게로 다가선다

모든 현실은 이별을 고한다고 하지만

추억은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 열정의 창고에 모셔둔 까닭이

이것이란 말인가

 

불빛 한 점 없는 거기에 웅크려 앉아서

허공에 멤도는 이름 하나 붙잡고

숨 가쁘게 우는 시계소리

숨겨진 내 기쁜 숨소리인양

 

이제 그 마음마저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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